빛들 전라북도점자도서관 홈페이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문자가 여러 사람에 의해 발명되었지만, 한결같이 정안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만들어 낸 문자였기에, 시각장애인들이 읽고 쓰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시각장애인들이 읽고 쓰기에 가장 쉬운 글자인 점자를 발명한 사람은 Braille(브라이유)이다. 그는 세 살때 아버지의 공방에서 칼을 가지고 놀다가 실명을 하게 되었고, 따라서 어느 누구보다 시각장애인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 낸 점자가 시각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한 문자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Braille가 점자를 발명하게 된 것은 당시 프랑스의 군 장교였던 Barbier가 발명한 야간 문자에 기초를 둔 것이었다.  

  Barbier는 밤에 군사용 메세지를 전달할 목적으로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는 점으로 된 문자를 생각했다. 그의 야간 문자(Ecriture Nocturne)는 위에서 아래로 6점, 좌우 두 줄로 모두 열 두점으로 구성되었고, 점자 필기도구는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점자판 , 점필과 비슷했다고 한다. Barbier는 시각장애인들이 그의 야간 문자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1821년 파리 맹학교에서 그 문자를 시범해 보였는데, 이것이 Braille가 점자를 생각해 내게 된 운명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파리맹학교에 재학중이던 Braille는 야간 문자를 보고 위에서 아래로 6점을 한 번에 지각하기에 너무 길다는 것을 발견하고, 점칸을 반으로 줄여, 위에서 아래로 3점, 좌우 두 줄, 모두 6점으로 점칸을 구성했다. 후일의 연구에서 6점의 배열이 손으로 읽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니, Braille는 선견지명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 하겠다.

  드디어 Braille는 1824년에 점자를 발명했고, 1829년에 자신의 문자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1837년에는 다시 수정하여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의 사람들은 아무도 그의 점자를 인정하려하지 않았다. 정안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점을 가지고 묵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모양의 글을 만들어 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 읽고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맹학생들은 필기를 하거나, 책을 점역함으로써 점자를 계속 사용했고, 결국 점자는 Braille가 죽은 2년 후인 1854년에 파리 맹학교에서 공식 시각장애인용 문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감에따라 지금은 우리나라 말을 비롯하여 거의 다른 모든 언어에도 점자가 사용되게 이르렀다. 이는 마치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이 그 시대 상류층사람들의 배척을 받았으나, 민중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었으므로 꾸준히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오늘에 와서는 한글이 인정된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